앞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작가님의 작업을 관람할 예정인데요, 작가님만의 추상 작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있을까요?
솔직히 저도 제 작업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추상화되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요. 그래서 관객분들에게도 “보이는 대로 보아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게 조금 무책임하게 들릴까 걱정되기도 해요. 하지만 제 작업의 본질은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는, 관객이 자유롭게 느끼고 상상하며 각자만의 해석을 만들어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직관적인 제목을 붙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제목이 작품을 해석하는 데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며 “왜 이런 붓터치를 남겼을까?”, “이 색감은 어떤 감각을 표현하려는 걸까?”, “내가 작가였다면 이 풍경을 어떤 터치와 색감으로 표현했을까?” 같은 편안한 질문들을 떠올리고, 그 질문 속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제 작업이 추상화된 건 제가 당시의 감정과 생각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물일 거예요. 그래서 관객분들께서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각자의 감각과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열린 결말의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제 그림은 열린 해석을 남겨두곤 해요. 마치 어떤 향기를 맡았을 때 과거의 풍경이나 기억이 떠오르듯, 제 작품도 자연스럽게 감각을 일깨우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