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인 작업을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쉽게도 그런 명확한 방법은 없어요. 우리는 보통 뚜렷한 것을 선호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드는 순간이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어쩌면 스스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애초에 불확실하거나 애매한 것들을 제외하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흐릿함, 불확실함, 불안정함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불안정한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이겠지요.
제가 추상을 다루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추상은 열린 언어로서 관람자에게 스스로의 공간을 남겨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제 그림을 감상하는 팁을 하나 드리자면, 오늘의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를 제 화면 속에서 한번 찾아보는 것을 제안합니다.
평소 작업을 하면서 영감을 받는 것은 어떤 것들인가요?
저는 움직이는 것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요. 예를 들면, 하늘이 흐르고, 물이 일렁이고, 불이 타오르고, 연기가 퍼지고, 도시가 움직이며,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것들은 계속해서 형태가 변하고, 순간마다 다르게 존재하잖아요. 저는 그런 변화하는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그 속에서 흐름과 질서를 찾아내고, 화면 안에 담아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